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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반사/소소한 이야기

[독서감상] 03. 책은 도끼다.



어렵지 않게 사색 할 수 있는 책,


책은 도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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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대학교 도서관에서 친한동생이 손에 쥐고 있던 책이다.

평소, 독서에 영 관심 없어보였던 친구라 그 친구가 무슨 책을 읽는건지 궁금했다.


어떤 책이냐고 묻자, 무심한듯 '읽을만한 책'이라고 답하던 그 친구 말이 떠올라 읽게 되었다.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

- 고은, 「낯선 곳」 -



고은이라는 시인을 '미투' 운동으로 본격 접한 나는

이 책에 종종 등장하는 그의 시에 새삼 놀라웠다.

시를 읽는 이의 마음을 꿰뚫는 느낌이랄까?

여튼 이렇게 공감 할 수 있는 감성과 이성을 가진사람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익숙함이라는 것을 '낡은 반복'이라 표현한 부분이 참 마음에 든다.

떠날 채비하고 있는 나에게 더 용기를 주던 구절 :)




그대의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아라.



나의 삶의 목표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사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은데, 항상 더 행복한걸 추구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우리집 고양이들이 야옹야옹 울 때 나는 행복을 느끼고

출근길 집을 나서자마자 버스가 바로 왔을 때,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거나 메신저로 이야기 나눌 때,

남자친구와 밥을 먹고 산책 할 때 나는 새삼 행복을 느낀다.


나의 온 행복이 순간에 있으니 나는 행복한 삶을 누리면 되는 것이다.




「사람은 나무와 같소.

당신도, 버찌가 열리지 않는대서 무화과 나무와 싸우지는 않겠지?」


조르바의 말인데 집사람과 이 문장을 화두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사람은 그사람인데 왜 그에게 다른 요구를 하냐는 거죠. 사람을 대할 때도 나무를 대하듯이 하면 돼요. '너는 왜 욕을 하고 그러니?' 화를 내봤자 원래 그런 사람인 거예요. 이문장 속 비유와 맞물려 생각하면 무화과 나무한테 버찌가 안열린다고 화내는 건 어리석다는거죠. 원래 무화가가 열리는 나무니까요. 사람은 다 다르고, 각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요.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우리의 욕망으로 채워넣고, 제멋대로 실망하곤 다툴 필요가 없어요. 무화과 나무 아래서 버찌가 열리지 않는 다고 화를 내는 건 어리석은 짓이니까요.



나이를 먹으면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 내가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가? 생각해보았는데

나는 '상대방에게 좋은평판을 받는사람' 이 되려는 성향이 있었다.

이건 트러블을 만들지 않으려는 성향 일 수도 있는데, 그 잘난 [트러블] 을 만들지 않으려고

나는 사람 대 사람의 관계에서 생각이 많아졌고 계산적으로 변해감을 느꼈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그 관계에 애쓰고 공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그만큼의 결과가 돌아오지 않으면 굉장히 마음이 상했다.

화가나거나 손해보는 느낌이 아니라, 

'나는 너를 이만큼 소중히 생각하는데 너는 아니구나' 하는 서운함이 대부분이었다.


참 피곤하게 살았지.


이 책에 실린 작가의 말이나, 무화과 나무 일화 처럼 '그 사람은 그사람이라 그런것을

무화가 나무에 버찌가 열리지 않는다고 화를 낸건아니지만, 속상해 하고 슬퍼한 것이다.


관계결벽증이라 해서, 

사소한 에피소드를 크게 받아들여 유지해 왔던 관계를 정리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도 굳이 따지자면 관계결벽증에 해당되었다. 

그렇게 정리한 관계가 꽤 되다보니 남아있는 관계유지에 힘썼고,

그러다 보니 트러블을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게 된 것 같다.

그리고 관계에 공과 시간을 들이고 그만큼 OutPut이 오지 않으면 속상해하고 슬퍼했다.


작가의 말처럼 그 사람은 그사람일 뿐, 내가 속상해 하거나 화낼 것도 없는데 말이다.

그냥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두고, 나는 나대로 하면 될 것을!


그래도 여전히 변함 없는 내 생각 한가지! 같이 있으면 기가 빨리고 에너지가 쭉쭉 빠지는 이는 멀리 하는 것이 좋다 :)